






작품명 : 시골쥐들의 마을 세우기
백준혁 (석사 3차) , 김성일 (석사 1차), 이은탁 (석사 1차)
시골쥐들에게 도시는 ‘기회의 장소’로 여겨진다. 일자리와 교육, 문화 인프라가 층층이 쌓인 그곳을 향해 우리는 꿈을 품고 상경한다. 하지만 막상 마주한 도시의 삶은 사뭇 다르다. 더 넓은 세상으로 나왔다고 믿었지만, 실상은 벽으로 둘러싸인 단칸방에 몸과 마음을 욱여넣은 채 작아져 버린 나의 세상을 발견하곤 한다. ‘내 공간’이 아니면 곧바로 ‘모두의 공간’으로 도약할 수밖에 없는 도시의 일상 속에서, 내 취미를 담을 공간도, ‘우리’가 될 수 있는 기회도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돌이켜보면 고향의 시골집은 조금씩 결이 다른 여러 겹의 공간으로 이루어진 곳이었다. 내 방에서 마당을 지나 낮은 담장 너머 골목까지 이어지는 다채로운 공간들 속에서 우리는 ‘나’의 취향을 즐겼고, 때로는 마을의 틈새를 통해 이웃과 ‘우리’가 되었다. 혼자이면서도 외롭지 않았고, 함께이면서도 침해받지 않던 삶. 시골에서는 일상이었던 그 풍경이 도시에서는 그저 판타지처럼 여겨진다.
삭막한 도시에서도 ‘나’로서, 동시에 ‘우리’로서 살아가기 위해 우리는 시골 마을을 도시 안에 재현해 보려 한다. 다만 도시는 협소하기에 시골 마을을 그대로 구현할 수는 없다. 따라서 우리는 도시의 밀도에 맞춰 수평으로 펼쳐져 있던 시골 마을을 수직으로 세워 올릴 것을 제안한다.
우리가 세운 마을에서 ‘기존의 집’은 주거 유닛이 되고, ‘담장’은 구조이자 경계로 변모한다. ‘마당’은 개인의 판타지를 실현할 수 있는 공간이 되며, ‘부속건물’은 그 판타지의 실현을 보조하는 역할을 맡는다. 개구멍과 같은 ‘틈새’들은 이웃과 ‘우리’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을 품은 연결부로 작동한다.
시골쥐와 도시쥐의 이야기는 ‘어디에 사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살고 싶은가’에 대한 이야기다. 시골쥐들이 세운 이 마을을 통해, 도시 또한 ‘나’의 판타지가 공존하며 ‘우리’를 만들어 갈 수 있는 곳이 되기를 기대한다. 우리는 도시에 지친 시골쥐들의 삶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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